그제 저녁인가?
앤디랑 jxx랑 저녁때 술 한잔 하다가 문뜩 서울로 넘 전화를 안넣었다는 생각이 퍼뜩나 아버님께 전화를 했다..
건강하시죠?
저희도 모두 잘 있어요....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더니 맘도 편하네..
지난번 전화때는 앤디가 그만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아버님께 들키고 말았드랬다..
그땐 몸도 맘도 영 엉망이었으니까...
그 전화를 받고 아버님께서 울고 싶은 심정이라는 소리를 jxx에게 전해듣고는 얼마나 지송했는지..
안하느니만 못한 전화를 하게 됐드랬는데...
아버님께서도 맘이 놓이셨는지 멜 한통을 보내 오셨다.
지금 일하는 유치원에 처음 나갔을 때, 벽오동 한 그루를 심었다.
그 나무가 유치원 한 구석, 호젓한 짜투리 땅에서 4년이 지난 지금은 웬만한 가야금 하나쯤 만들만큼 왕성하게 자라서 그늘에 주차 해 두면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거기가 어느덧 내 휴식처가 됐고 기도처가 되어 있다.
열흘 전인가, 그날도 거기서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루 소서를 위하여 기도하다가 그냥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누가 볼세라 얼른 수도에 달려가 얼굴을 씻고 왔는데 그래도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거야. 보고 싶었던게지. 그날은 그렇게도 아이들이 보고싶었다.
이루야, 소서야. 할배는 이렇게 주책이란다.
솔직히 하나님께 말씀 드렸다.
\"하나님, 우리 이루, 소서, 보고싶네요\"
응답이 바로 온거지. e-mail 타고 사진이 여섯장이나 왔으니 말이다.
\"아이들 사진 볼래?\"
밤 11시경. 잠자리에 든 서권사를 억지로 깨워 데리고 나왔다.속옷 차림의 그 정사각형 폼을
추스르지도 않고 할매는 연신 \"어허, 허허허---\"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너희 식구 넷이서 찍은 사진 있지? 이 할미가 그걸 프린트 해 달라는데 일제 사진기로 찍은 이 화면이 너무 커서 내 프린터로는 귀퉁이만 나오는거야.
그런데 이 정사각형 왈 \"기술이 없어서 그렇지\" 핀잔만 주는구나.
엊저녁에 상해에서 전화 왔더라고, 애들은 약간 진정 되어서 조금씩 잠도 자고 울기도 덜한다고 일러 줬더니 서권사 중대한 비밀 하나를 폭로.
\"애들 우는거 제 애비를 닮아서 그래요. 현욱이 어렸을 때 엄청 울었어요. 그냥 안고 얼레고만 살았지. 오죽 했으면 순천에 애기 울음 멎게하는 용한 약사가 있다기에 찾아 가곤 했을꼬\"
이쯤 되면 김현욱, 세 여인 틈바구니에서 고생 좀 더할 수 밖에.
서권사의 첨언.
\"애기 키우는거 쉬운줄 알아\"
특히 김현욱, 겸손 해 지라는 의미일게다.
서울은 태풍이 온다는구나. 우중충한 하늘이다.
서권사는 내 지갑에서 만원짜리 하나 약탈 해 가지고 E-마트로 달아 났다. 저 사각형은 항상 내 강적이다. 그래도 저 정도의 건강이라도 축복 아니랴.
좋은 소식 자주 보내 주면 좋겠다.(힘든 일이면 우리가 또 기도로 밀어 주지)
이루야 소서야 할배는 주책이다. 늬들이 보고싶으면 눈물을 흘리거든.
잘 있거라.
좋으신 우리 하나님 안에서 샬롬!
서울서 온 멜
앤디's Story
2004/06/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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