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 난산

Jxx's Misc. 2004/03/14 19:20 IRSS
순식간에 아이를 출산하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앤디.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피가 멎지 않는 것이다.

간호사가 처음엔 다 그런거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지 채 몇분 지나지 않아
급히 다시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리저리 치료를 해보는 의사선생님 왈
애들이 너무 클때까지 뱃속에 가지고 있었던 탓에
자궁수축이 되지 않아 출혈이 계속 있단다.

의사며 간호사며 조금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안되겠네요. 피를 수혈해야겠어요...]
다시 바라본 앤디는 핏기가 사라져가고
혈압도 빠른 속도록 떨어지고 있었다.

앤디는 졸립다는 말만 힘없이 반복하고,
병원에서는 절대 잠들게 하지 말라고 나에게 알수없이 무거운 짐을 얹어놓는다.

산부인과가 가지고 있는 혈액이 부족해
혈액원에서 혈액을 급히 공수해오는 와중에
어떻게든지 졸지 않게 하려고 이런저런 얘기를 내뱉는 내 앞에서
졸립다면서도 눈을 부릅뜨고 버텨내는 앤디에게 고마웠다.

그러기를 하루하고도 반나절...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출혈은 멎어가고
푸욱 잠을 자도 좋을만큼 회복이 된 앤디...
나보고 먼저 잠좀 자라고 청한다. 고마운 것.
이번에 나는 세사람의 탄생을 지켜본것이나 다름없다.

의사가 제시한 출산일자를 무시하고
애들이 너무 클때까지 고집스레 뱃속에 두고 있었던 앤디.
그것은 일에 묶여 시간을 좀체 내지 못한 나때문이다.
아빠가 맘편히 와서 탄생을 지켜보게 하려고
버티다가 미루다가 그렇게 심히 고생해버린 그녀,
내게는 또하나의 마음깊은 죄가 자리잡았다.
2004/03/14 19:20 2004/03/1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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