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xx's Misc.'에 관련한 글을 54건 찾았습니다.

  1. 2004/03/14 IRSS 탄생 - 난산
  2. 2004/03/10 IRSS 탄생 - 눈을 뜨다.
  3. 2004/03/10 IRSS 탄생 - 전야
  4. 2004/03/04 IRSS 내가 간다
  5. 2004/03/04 IRSS 내가 간다
  6. 2004/02/29 IRSS 비가 옵니다. 2
  7. 2004/02/29 IRSS 비가 옵니다.
  8. 2004/02/22 IRSS 생신 축하드립니다.
  9. 2004/02/18 IRSS 원숭이 천국
  10. 2004/02/15 IRSS 출산을 앞둔 여자에게

탄생 - 난산

Jxx's Misc. 2004/03/14 19:20 IRSS
순식간에 아이를 출산하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앤디.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피가 멎지 않는 것이다.

간호사가 처음엔 다 그런거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지 채 몇분 지나지 않아
급히 다시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리저리 치료를 해보는 의사선생님 왈
애들이 너무 클때까지 뱃속에 가지고 있었던 탓에
자궁수축이 되지 않아 출혈이 계속 있단다.

의사며 간호사며 조금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안되겠네요. 피를 수혈해야겠어요...]
다시 바라본 앤디는 핏기가 사라져가고
혈압도 빠른 속도록 떨어지고 있었다.

앤디는 졸립다는 말만 힘없이 반복하고,
병원에서는 절대 잠들게 하지 말라고 나에게 알수없이 무거운 짐을 얹어놓는다.

산부인과가 가지고 있는 혈액이 부족해
혈액원에서 혈액을 급히 공수해오는 와중에
어떻게든지 졸지 않게 하려고 이런저런 얘기를 내뱉는 내 앞에서
졸립다면서도 눈을 부릅뜨고 버텨내는 앤디에게 고마웠다.

그러기를 하루하고도 반나절...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출혈은 멎어가고
푸욱 잠을 자도 좋을만큼 회복이 된 앤디...
나보고 먼저 잠좀 자라고 청한다. 고마운 것.
이번에 나는 세사람의 탄생을 지켜본것이나 다름없다.

의사가 제시한 출산일자를 무시하고
애들이 너무 클때까지 고집스레 뱃속에 두고 있었던 앤디.
그것은 일에 묶여 시간을 좀체 내지 못한 나때문이다.
아빠가 맘편히 와서 탄생을 지켜보게 하려고
버티다가 미루다가 그렇게 심히 고생해버린 그녀,
내게는 또하나의 마음깊은 죄가 자리잡았다.
2004/03/14 19:20 2004/03/14 19:20

댓글을 달아 주세요

탄생 - 눈을 뜨다.

Jxx's Misc. 2004/03/10 19:12 IRSS
2004년 3월 6일...
아침에 부시시 눈을떠 간호사의 연락을 받고
앤디는 제발로 수술실로 걸어 들어갔다.
그때가 8시 45분.
나는 혼자 밖으로 나가 편의점에서 따뜻한 캔커피와 조간신문을 사고
수술실 밖 대기의자에 앉았다.
신문을 두어장 넘겼을때...
간호사가 보호자를 찾으며 수술실 복도로 들어오란다.
무슨일이지???
[축하합니다. 예쁜 쌍둥이 공주님이예요~!]
엥? 아무리 수술이라지만 너무 후다닥 해치운거 아냐?

이어, 째끄만 유모차 비스무리한것이 내 눈앞에 잠깐 스쳤다 지나간다.
주먹만한 녀석들이 누워있다.
이건 누구 애들이래?
걔들이 Jxx와 앤디의 이쁜 딸들이란다.

이거 폼안나게 너무 순식간이다.
희로애락의 표정한번 지을 순간도 주지 않는다.
삼국지의 관우가 술이 식기전에 적들을 몽땅 헤치우고 돌아왔다지만
내 손에 들려있는 캔커피도 아직 식지 않았다.

불행히도 나는 그때 아빠가 해야할 말을 하지 못했다.
애들 건강하죠? 몇키로래요? 일란성? 이란성? 누가 첫째죠? 이런거 말이다.
한마디 물어본것이
산모는요? 이것뿐이었다.
훗날 두고두고 두 쌍둥이한테 핀잔받을지언정
수술대에 누워있는 산모가 걱정이 되었을뿐,
아직 아빠될 준비가 채 덜되었나보다.

Record.
첫째 : 2004년 양력 3월 6일 09시 15분, 2.95Kg
둘째 : 2004년 양력 3월 6일 09시 16분, 2.75Kg
2004/03/10 19:12 2004/03/10 19:12

댓글을 달아 주세요

탄생 - 전야

Jxx's Misc. 2004/03/10 19:12 IRSS
쌍둥이는 자연분만이 아니라 대부분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을 한다.
2004년 3월 5일 금요일
수술날짜 받아놓고 하루전,
서울은 온통 때아닌 3월의 함박눈으로 뒤덮이고
그속을 질러서 산부인과에 입원하였다.

사실, 별다른 실감도 없고
특별한 설레임도 없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만 앤디의 남산만하게 불러온 배,
그것을 겨워하는 몸짓,
한마디 한마디 말속에 힘든 숨소리가 베어 나오는 것이
못내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이다.

장모님의 퍽이나 긴 기도가 조금은 유난했다.
동방박사 세사람이 보았던 밝은 별도 없고,
꼬리별이 반짝이며 소원들어주겠노라 지나가는 것도 없고,
여느날과 같은 평온한 밤이다.

오랫만에 앤디와 고즈넉히 얘기를 나눈 그런 밤이었다.
2004/03/10 19:12 2004/03/10 19:12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가 간다

Jxx's Misc. 2004/03/04 00:34 IRSS
왠지 씁슬하다.
평생을 두고 가장 중요한 순간임에도
마치 어디 들르러 가는 것처럼
이렇게 후다닥 나서는 내모습.
이것도 죄가 되지...

쌍둥이 넘들, 세상보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정신없이 일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것도 죄가 되지...

평정해야 하리...
평안해야 하리...
순백해야 하리...
비워져야 하리...

일초의 순간에도 나는
사랑으로 충만해야 하리...

내가 간다.
2004/03/04 00:34 2004/03/04 00:34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가 간다

Jxx's Misc. 2004/03/04 00:34 IRSS
왠지 씁슬하다.
평생을 두고 가장 중요한 순간임에도
마치 어디 들르러 가는 것처럼
이렇게 후다닥 나서는 내모습.
이것도 죄가 되지...

쌍둥이 넘들, 세상보기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정신없이 일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것도 죄가 되지...

평정해야 하리...
평안해야 하리...
순백해야 하리...
비워져야 하리...

일초의 순간에도 나는
사랑으로 충만해야 하리...

내가 간다.
2004/03/04 00:34 2004/03/04 00:34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가 옵니다. 2

Jxx's Misc. 2004/02/29 17:37 IRSS
어제 사무실서 나가서 밖으로 나서니,
된장...
비가 오는 것이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또 올라가서,
사무실 문따고 책상밑에 짱박아둔 우산을 꺼내들고 집으로 갔다.

밤새도록 비가 올 모양이다.

오늘아침,
사무실 가려고 집을 나서는 길에 혹시나 하고 내다보니,
날씨 참 맑게 개어있다.

일마치고 사무실서 나오니,
된장...
또 비가 온다.
사무실 다시 올라가봐야 우산 없다.

어제 가져갔다가,
집에 놓고 왔자나...

이런날은 꼭 니트를 입었다.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게 무겁게 집으로 갔다.
2004/02/29 17:37 2004/02/29 17:3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가 옵니다.

Jxx's Misc. 2004/02/29 17:31 IRSS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오네~♬
아마 이은하 아줌마가 불렀던 노래같은데...

샹하이에 오랫만에 비온다.
빗속에 적잖은 봄냄새가 묻어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 했다,
우리 집도 이제 특별한 봄은 맞게 된다.
꽃은 피어 아름다운 법, 열심히 물을 줘야겠다.
가정의 화사한 꽃을 피우기 위해...
2004/02/29 17:31 2004/02/29 17:31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신 축하드립니다.

Jxx's Misc. 2004/02/22 22:21 IRSS
며칠전 장인어른(나는 아버님이라 부른다.)의 생신이셨다.
주말을 이용해 온가족이 외식한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전화를 드렸다.

약주한잔 하셨는지 목소리에도 붉은 색의 기분좋은 느낌이 실려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
멀리 있는지라 찾아뵙지 못하고 전화로만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이에 아버님 말씀...
[늘 모일때마다 네 자리가 비어있는것이 안타깝다.
조금있으면 출산때문이라도 잠시 한국들어와 보게 될테니
그때는 꼭 술한잔 나누자꾸나.
내 그때까지 컨디션 잘 조절하고 좋은음식들 미리미리 봐두며 기다리마.
전화해줘 고맙고, 사랑한다~!]
2004/02/22 22:21 2004/02/22 22:21

댓글을 달아 주세요

원숭이 천국

Jxx's Misc. 2004/02/18 23:16 IRSS
며칠있으면 우리 가정의 50%가 원숭이띠 넘들로 채워진다. ㅎㅎㅎ

점심때 직원들과 식사하다가 재미난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속해있는 지사의 전직원 25명중에
원숭이띠만 무려 7명이나 되는 것이다.

게다가,
C과장님의 아들이 원숭이띠,
지금 임신해 있는 여직원이 애를 낳고,
내 새끼들 두개...

원숭이들땜시 시끌벅적 하겠군...

근데,
왜이리 웃음이 나지? 헤죽헤죽~~~
2004/02/18 23:16 2004/02/18 23:16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이를 낳는다는 것...
여자는 생의 가장 큰 어려움과 가장 큰 고통을 겪는것이라 했다.
나는 그것을 모른다.
경험도 없거니와 경험할 일도 없으니 알려고 한들 알 수 없을 것이며
아는 척 한들 그 정도는 실제로 겪는이의 무엇에도 견줄 수 없을 것이다.

옆에서 지켜주지 못하고 한국으로 보내놓고는
그저 거저 먹는것처럼 맘편히 지내고 있기가 불편하다.
하루하루 지나는게 한푼두푼 빚이 늘어가는 느낌이다.

전화 한통화 걸쳐 고스란히 전해오는
그녀의 고르지 못한 숨소리...
쉽지 않은게로구나...

출산의 날이 다가오면 올수록 외려 마음이 무거워진다.
하루가 갈수록 힘들겠지...

나는 아직 철이 없나보다.
코앞에 닥친 아이들의 탄생에
그들을 맞이하기에 기뻐함보다는
여태 그녀가 더 걱정이다.

건강하여라, 그대
씩씩하던 나날로 돌아와 나하고 한번 시끄럽게 살아보자.
난 아직 당신과 신나게 놀아볼 여력이 충분하다.
또, 난 아직 당신께 갚을 빚이 많다...

고맙다. ^^
2004/02/15 23:09 2004/02/15 23:09

댓글을 달아 주세요